2008년, 아부다비 유나이티드 그룹의 인수는 맨체스터 시티라는 클럽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이전까지 중위권 팀의 이미지가 강했던 맨시티는 막대한 자본력을 등에 업고 세계 축구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단순히 비싼 선수를 사 모으는 것을 넘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 철학에 맞는 선수들을 영입하며 유럽 최강의 팀을 구축했다.
천문학적인 이적료는 항상 팬들의 뜨거운 감자였지만, 그 결과는 프리미어리그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그토록 염원하던 챔피언스리그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는 '트레블' 달성으로 증명되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맨체스터 시티가 지금의 제국을 건설하기 위해 투자한 역대 최고 이적료 영입 상위 10명의 선수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들의 이적료가 과연 값어치를 했는지, 그리고 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10위는 잉글랜드 국가대표 공격수 라힘 스털링이다. 라이벌 구단인 리버풀에서 맨시티로 이적하며 많은 논란을 낳았지만, 그는 실력으로 모든 비판을 잠재웠다. 맨시티는 그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잠재력을 보고 6370만 유로를 투자했다.
스털링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 아래 월드클래스 윙어로 성장했다. 부족했던 골 결정력을 보완하며 여러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고,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첼시로 이적하기 전까지 그는 맨시티의 측면 공격을 이끄는 핵심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또 다른 공동 8위는 포르투갈 출신의 풀백 주앙 칸셀루이다. 유벤투스에서 6500만 유로에 영입된 그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에서 풀백의 역할을 재정의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그는 단순히 측면을 오가는 수비수가 아니라, 중앙으로 이동해 플레이메이커처럼 활약하는 '인버티드 풀백' 전술의 핵심이었다.
한때 칸셀루는 리그 최고의 풀백이자 팀의 핵심 공격 옵션 중 하나로 꼽혔다. 그의 창의적인 패스와 움직임은 맨시티의 공격을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비록 감독과의 불화로 팀을 떠나게 되었지만, 그가 전성기 시절 보여주었던 혁신적인 플레이는 많은 축구 팬들의 뇌리에 깊게 남아있다.
공동 8위는 스페인 출신의 왼발잡이 센터백 아이메릭 라포르트이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빌드업 축구의 핵심인 왼발 센터백을 원했고, 아틀레틱 빌바오에서 6500만 유로를 지불하고 라포르트를 영입했다. 그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맨시티 수비의 한 축을 담당했다.
라포르트는 안정적인 수비력과 함께 정확한 롱패스를 통한 빌드업 전개 능력이 매우 뛰어난 선수였다. 그의 존재는 맨시티가 후방에서부터 안정적으로 공격을 만들어 나가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잦은 부상과 새로운 경쟁자들의 합류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지만, 그가 맨시티의 성공적인 시기에 기여한 공로는 분명했다.
레스터 시티의 동화 같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알제리 마법사' 리야드 마레즈가 7위이다. 맨시티는 그의 창의적인 플레이와 검증된 득점력을 높이 사 6780만 유로에 그를 영입했다. 그는 맨시티의 두터운 스쿼드 속에서 주전과 벤치를 오갔지만, 출전할 때마다 자신의 클래스를 입증했다.
마레즈는 특유의 왼발 감아차기 슛과 예측 불가능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흔드는 데 능했다. 특히 중요한 경기, 특히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결정적인 골을 터뜨리며 '빅 게임 플레이어'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떠나기 전까지 그는 맨시티 공격에 날카로움과 변수를 더하는 중요한 옵션이었다.
맨체스터 시티 중원의 핵심이자 '컨트롤 타워'인 로드리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페르난지뉴의 장기적인 대체자를 찾던 맨시티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활약하던 로드리를 7000만 유로에 영입했다. 그는 이제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로드리는 191cm의 뛰어난 피지컬을 바탕으로 중원을 장악하며, 정확한 패스로 경기의 템포를 조율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수비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클러치 상황에서 터뜨리는 강력한 중거리 슛은 그의 또 다른 무기이다. 특히 22/23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터뜨린 결승골은 그가 얼마나 팀에 중요한 선수인지 증명하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불안했던 맨시티의 수비진에 강력한 리더십과 안정감을 가져다준 후벵 디아스가 5위를 차지했다. 뱅상 콤파니가 떠난 후 리더 부재로 흔들리던 맨시티 수비진은 디아스의 합류와 함께 완벽하게 재건되었다. 포르투갈의 SL 벤피카에서 7160만 유로에 영입된 그는 이적료가 전혀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디아스는 합류 첫 시즌부터 압도적인 수비력을 과시하며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뛰어난 수비 능력뿐만 아니라 강력한 카리스마로 수비 라인 전체를 지휘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그의 존재감은 맨시티가 다시금 리그 정상에 오르고, 유럽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4위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름인 이집트 출신의 공격수 오마르 마르무시이다.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소속으로, 24/25 시즌 맨시티 합류가 예정된 선수로 기록되어 있다. 그의 영입에 7500만 유로를 투자했다는 것은 맨시티가 그의 잠재력을 얼마나 높이 평가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마르무시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빠른 스피드와 저돌적인 드리블, 그리고 뛰어난 결정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최전방 공격수와 윙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능력을 갖추고 있어 맨시티의 공격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의 합류는 맨시티의 공격 옵션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 전망이다.
맨체스터 시티 역사상 최고의 영입을 논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이름, 케빈 더 브라위너가 3위에 올랐다. 첼시에서 잠재력을 만개하지 못하고 독일 분데스리가의 볼프스부르크로 떠났던 그는 리그를 지배하는 선수로 성장해 맨시티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맨시티는 그의 가치를 알아보고 7600만 유로를 투자했으며, 이는 구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투자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더 브라위너는 맨시티 합류 이후 곧바로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며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그의 날카롭고 창의적인 패스는 맨시티 공격의 시발점이었고, 강력한 중거리 슛과 왕성한 활동량은 팀에 엄청난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축구 도사'라는 별명에 걸맞게 맨시티의 황금기를 이끈 살아있는 전설로 평가받는다.
2위는 크로아티아 출신의 '괴물 수비수' 요슈코 그바르디올이다. RB 라이프치히에서 월드클래스 수비수로 성장한 그는 여러 빅클럽의 구애를 받았고, 최종 승자는 맨체스터 시티였다. 맨시티는 그의 영입을 위해 수비수에게는 이례적인 9000만 유로를 투자하며 미래 수비를 맡길 핵심 자원으로 낙점했다.
그바르디올의 가장 큰 장점은 센터백과 레프트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과 현대 축구가 요구하는 빌드업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그는 23/24 시즌 합류 이후 빠르게 팀에 적응하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강력한 수비력은 물론, 종종 공격에 가담해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맨시티의 전술적 다양성을 한층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맨체스터 시티 역대 최고 이적료 1위는 잭 그릴리시가 차지했다. 아스톤 빌라의 심장이자 잉글랜드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리던 그를 영입하기 위해 맨시티는 무려 1억 2천만 유로라는 기록적인 금액을 지불했다. 이는 당시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을 경신하는 엄청난 투자였으며, 그를 향한 맨시티의 기대감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이적 초기, 그릴리시는 높은 이적료에 대한 부담감과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복잡한 전술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점차 팀에 녹아들며 자신만의 강점인 뛰어난 볼 소유 능력과 찬스 메이킹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특히 22/23 시즌에는 팀의 핵심 선수로 완벽히 자리 잡아 맨시티의 역사적인 트레블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