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분데스리가는 흔히 '짠물 경영'의 대명사로 알려져 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천문학적인 이적료 지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리그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분데스리가 역시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하며 세계적인 스타들을 영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리그의 절대 강자 바이에른 뮌헨은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며 이적료 기록을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독일 분데스리가 역사상 가장 비싼 이적료를 기록한 선수 TOP 10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순위는 분데스리가의 최근 자본력 변화와 구단들의 투자 성향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1위는 누가 차지했으며, 바이에른 뮌헨은 이 명단에 얼마나 많은 선수의 이름을 올렸을지 확인해 볼 수 있다.
또한, 한국 축구 팬들의 큰 관심을 받는 '괴물 수비수' 김민재 선수의 이적료는 과연 역대 몇 위에 해당하는지도 이번 순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 선수의 이적료는 단순히 그의 가치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구단의 야망과 리그의 위상을 대변하기도 한다. 지금부터 분데스리가를 뒤흔든 역대급 이적의 주인공들을 만나보자.
TOP 10 명단에서 유일하게 바이에른 뮌헨이나 RB 라이프치히 소속이 아닌 선수는 율리안 드락슬러이다. VfL 볼프스부르크는 2015년, 맨체스터 시티로 떠난 케빈 데 브라위너의 대체자로 샬케 04의 에이스 드락슬러를 영입하며 4300만 유로를 지불했다. 이는 당시 분데스리가를 뒤흔든 충격적인 이적이었다.
독일 최고의 재능으로 평가받던 드락슬러의 영입은 볼프스부르크가 뮌헨의 아성에 도전하겠다는 야망의 표현이었다. 비록 드락슬러는 볼프스부르크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1년 반 만에 파리 생제르맹으로 떠났지만, 이 이적은 분데스리가 내에서도 거액의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남아있다.
독일 국가대표팀의 핵심 윙어 르로이 사네가 9위를 기록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020년,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하던 사네를 독일 무대로 복귀시키기 위해 4900만 유로를 투자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세계적인 윙어로 성장한 그의 복귀는 큰 기대를 모았다.
사네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강력한 왼발 킥을 무기로 뮌헨의 측면 공격을 이끌고 있다. 때로는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파괴력을 보여준다. 그의 영입은 뮌헨이 자랑하는 '로베리' 시대 이후에도 강력한 측면 공격을 유지할 수 있게 한 중요한 영입이었다.
김민재와 함께 공동 7위에 오른 선수는 네덜란드의 초신성 사비 시몬스이다. RB 라이프치히는 2024년, 파리 생제르맹으로부터 시몬스를 5000만 유로에 완전 영입하며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을 경신했다. 시몬스는 이미 23/24 시즌 라이프치히에서 임대생으로 뛰며 분데스리가를 뒤흔드는 활약을 펼쳤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어를 모두 소화하는 시몬스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축구 지능과 기술, 공격 포인트를 생산하는 능력을 갖췄다. 그의 완전 영입은 라이프치히가 뮌헨의 대항마로서의 입지를 굳히려는 야망을 보여주는 행보이다. 시몬스는 앞으로 분데스리가를 이끌어갈 차세대 슈퍼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민국의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분데스리가 역대 이적료 7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바이에른 뮌헨은 2023년 여름, 나폴리를 세리에 A 우승으로 이끈 주역인 김민재를 영입하기 위해 바이아웃 금액인 5000만 유로를 지불했다. 이는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 2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한국 축구사에 한 획을 긋는 순간이었다.
김민재는 이적 초반 주전으로 활약하며 강력한 수비력과 빠른 스피드로 분데스리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듯했다. 시즌 중반 전술 변화와 아시안컵 차출 등으로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그의 클래스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의 존재는 아시아 수비수도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역사적인 이적으로 평가된다.
끈질긴 구애 끝에 성사된 이적이 6위에 올랐다. 바이에른 뮌헨은 2024년 여름, 풀럼의 포르투갈 국가대표 수비형 미드필더 주앙 팔리냐를 5100만 유로에 영입했다. 사실 팔리냐는 1년 전 뮌헨 이적이 거의 확정되었다가 서류 작업 시간 부족으로 막판에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으나, 뮌헨은 그를 포기하지 않았다.
팔리냐는 EPL에서 검증된 강력한 수비력과 태클 능력을 자랑하는 선수이다. 그의 영입은 오랫동안 뮌헨의 약점으로 지적받던 6번 미드필더 자리에 확실한 안정감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1년간의 기다림 끝에 성사된 이 영입은 뮌헨의 중원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 것이다.
2024년 여름 이적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마이클 올리스가 5위를 차지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쟁쟁한 클럽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크리스탈 팰리스의 에이스를 5300만 유로에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뮌헨의 공격진 개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영입이었다.
프랑스 U-21 국가대표 출신인 올리스는 왼발을 사용하는 오른쪽 윙어로, 창의적인 플레이와 날카로운 킥이 장점이다. 그의 합류는 뮌헨 공격에 예측 불가능한 패턴과 파괴력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젊고 재능 있는 공격 자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뮌헨의 미래를 밝히는 영입으로 평가된다.
네덜란드의 거함, 마테이스 데 리흐트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에른 뮌헨은 2022년 유벤투스로부터 젊고 유망한 중앙 수비수인 데 리흐트를 영입하기 위해 6700만 유로를 지출했다. 아약스 시절 주장으로서 팀을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이끌었던 그의 리더십과 수비력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데 리흐트는 뮌헨 수비의 핵심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그는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대인 수비와 뛰어난 빌드업 능력을 선보이며 뮌헨의 후방을 든든하게 지켰다. 그의 영입은 뮌헨이 장기적으로 수비 라인을 이끌어갈 리더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투자로 평가받고 있다.
분데스리가 이적료 순위 3위는 미래의 계약이 차지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리버풀의 측면 공격수 루이스 디아스를 2025/26 시즌에 영입하기로 합의하며 7000만 유로를 투자했다. 이는 아직 1년 이상의 시간이 남은 시점에서의 발표로, 뮌헨의 장기적인 선수 영입 플랜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콜롬비아 국가대표인 디아스는 EPL에서 검증된 드리블 능력과 득점력을 갖춘 윙어이다. 그의 영입은 뮌헨의 측면 공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이적은 뮌헨이 미래에도 유럽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해리 케인 이전까지 분데스리가 최고 이적료 기록은 프랑스 국가대표 수비수 루카스 에르난데스가 보유하고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2019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뛰던 그를 영입하기 위해 무려 8000만 유로의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했다. 이는 당시 수비수로서 매우 파격적인 금액이었으며, 뮌헨 수비진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았다.
에르난데스는 중앙 수비수와 왼쪽 풀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과 투지 넘치는 수비력으로 뮌헨의 트레블 달성에 기여했다. 하지만 잦은 부상으로 인해 기대만큼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겼다. 그는 2023년 여름,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하며 뮌헨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했다.
분데스리가 역대 이적료 1위는 잉글랜드의 살아있는 전설, 해리 케인이 차지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023년 여름, 오랜 숙원이던 최전방 스트라이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트넘 홋스퍼에 9500만 유로라는 기록적인 금액을 지불했다. 이는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초로 1억 유로에 근접한 이적료로, 뮌헨이 얼마나 케인 영입에 필사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케인은 이적 첫 시즌부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그는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차지하며 적응기가 필요 없다는 듯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다. 비록 팀은 무관에 그쳤지만, 케인의 영입은 뮌헨의 공격력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분데스리가 전체의 흥행에도 기여했다.